위장 점막이 깨지면 미들존이 무너진다(12) 유해 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점막의 기능
처음에는 위장 외벽이 손상되는 현상에 대해 의아해하거나 반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위와 장의 점막 상피세포에서 신비한 구조를 발견하면서 이 모든 의구심이 풀렸다.
내시경을 통해 본 위장 점막의 표면은 주름이 잡혀 있지만 위액으로 인해 다소 부드럽고 윤기가 난다. 그리고 위장 점막 조직을 확대해보면 양손을 깍지 끼었을 때 손가락이 잘 맞물린 것처럼 세포 사이사이가 아주 정밀하게 짜여 있다.
그런데 이 치밀한 결합들의 틈새에는 마치 공항 검색대 같은 문들이 존재한다. 이 문들은 유입된 음식물이 잘 분해되고 독소가 없으면 열려서 몸으로 공급되게 한다. 그러나 만약 유해 독소나 미처 분해되지 못한 고분자물질이 있으면 닫힌다. 유해물질이 몸 안으로 유입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이 열리고 닫히는 과정은 대단히 엄격하고 정밀한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문 조절은 미들존에 있는 내장 신경이 그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위장 점막에는 신경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들이 있는데, 이들은 위장에 유입된 음식물들이 다 분해되었는지, 독소는 없는지 등을 파악하여 미들존의 내장 신경계에 전달한다.
내장 신경은 이를 다시 뇌와 척수신경에 보내 분석과 판단을 거친 다음, 뇌로부터 문을 열지 말지를 명령받아 점막 문을 통제한다. 그런데 이 문이 깨지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열리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하여 유입돼서는 안 될 해로운 물질이 미들존으로 유입된다.
점막이 깨지는 것은 우리 몸으로 봐서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점막이 깨지면 미들존으로 들어가서는 안 될 유해물질이나 분해가 안 된 물질들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해로운 물질로 미들존이 오염되면 음식에 대한 면역 이상, 신경반응 장애. 운동 장애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혈관과 림프계를 통해 오염이 전신으로 번지면서 수많은 질병의 온상이 된다.
따라서 점막의 문을 보호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점막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그릇된 식생활로 점막을 파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