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및 여러 질병의 원인인 위장 점막손상(14) 점막 손상의 다양한 원인들 (하)
복잡한 위장 문제만큼이나 점막 손상의 원인들은 다양하다. 그릇된 식습관을 비롯해 점막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원인들을 제시한다. 이 원인들이 결국 우리의 위장을 손상시키고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을 만든다.
비만세포의 과잉
비만세포라고 하면 살을 찌도록 만드는 세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비만세포는 피부나 점막에 좋은 점액 물질 분비, 혈류 조절, 위와 장 운동, 면역 반응, 혈관의 형성 등을 활성화하는 도우미다. 그래서 낮은 혈압을 올리고, 점막 세포의 투과성을 조절하여 흡수가 촉진되도록 하며, 면역 반응을 활발히 하고, 혈액 응고를 막는 등 매우 중요한 순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만세포가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위장이 망가지게 된다. 비만세포는 앞서 말한 좋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히스타민이나 헤파린 같은 물질을 활용하는데, 만약 스트레스나 음식 알레르기, 염증성 장 질환에 의해 비만세포가 증가하면 히스타민 물질도 덩달아 과잉 생성되어 면역 반응이 과민해지게 되고 각종 위장 염증이 발생한다. 그리고 점막의 치밀 결합을 손상시켜 점막 속살로 독성 물질이 유입되어 전신 질환을 유발한다. 그런데 비만세포의 과도한 증가는 스트레스나 독성, 자극적인 음식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런 것들이 위장을 손상시키는 과정에는 비만세포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
위 점막의 상피세포는 지속적으로 생성과 증식을 하고 사멸되기도 하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위장병 발병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성장과 사멸의 사이클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져서 전체적으로 점막의 건강 상태가 약화되거나 노화가 촉진된다. 이렇게 점막 상태가 약해지면서 노화가 되면 만성 염증이나 궤양의 형성, 그리고 위암이 진행되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된다.
만병의 독소, 활성산소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산소는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드는 필수 요소다. 그런데 대사 과정이 불안정하거나 산소가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 잉여 산소가 발생한다. 이를 활성산소라고 부른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활성산소는 우리 몸을 산화시키는 등 주로 유해한 작용을 한다. 산화란 쇠가 녹이스는 것과 같은 자연 현상이다. 활성산소는 쇠를 녹슬게 하듯이 사람 몸속에서 세포막, 세포 내용물과 유전자를 공격하여 정상적인 세포의 기능을 변형시킨다. 이로 인해 단백질 생성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위염과 위암 등의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를 통해서도 입증된 사실이다.
한편 활성산소는 위장에서 헬리코박터균이나 염장 식품의 영향으로 위장 점막이 손상을 입을 때, 그 과정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성산소는 장의 허혈성 손상이나 염증성 장 질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알코올 등에 의해 잘 발생된다. 또 최근에는 위궤양, 대장염을 비롯한 장 점막의 각종 질환들의 원인도 활성산소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되었다.
위장 내 혈액 공급 장애로 인한 손상
위장은 신장보다 혈액을 조금 늦게 심장으로부터 공급 받는다. 그러다 보니 심장 상태에 따라 위장 내로 혈액이 공급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신경을 쓰거나 긴장하면 배가 아프면서 소화가 안 되거나 설사를 하는 것은 스트레스로 심장이 위축되면 위장에 혈액 공급을 하지 못해 순간적으로 위장이 빈혈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심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예민해서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위장이 혈액 공급을 못 받으면 위장 내 산소 공급이 결핍되고 점막 재생 기능이 저하되면서 염증 유발 물질 등이 많이 생겨 위장이 손상된다.
선천적으로 위장 기능이 약하거나 위 무력증
선천적으로 위장 기능이 약하거나 위 무력증을 가진 사람도 있다. 위장이 약하다는 것은 위장의 면역 기능 저하, 위산 분비 감소, 위장 근육의 운동성 저하, 혈액 공급 장애를 비롯해 위장의 보호 기능인 점막 물질의 생성과 분비가 저하되는 등의 문제를 일컫는다. 면역 기능과 위산 분비가 떨어지면 약간의 자극적인 음식이나 미량의 독소가 함유된 음식에도 염증이나 각종 소화 장애가 발생한다. 또 위장 근육의 운동성이 저하되면 음식을 아래로 원활히 내려 보내지 못해 잘 체하고 명치끝이 답답하거나 역류와 가스, 복부 팽만감, 배변 장애 등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긴장과 약간의 스트레스만 받아도 허혈 현상이 쉽게 생겨 배가 아프거나 염증 등 위장 장애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점막의 점액 물질이 감소해 위산이 나오면서 궤양이 생긴다.
다른 질병에 의해서도 문이 깨질 수 있다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이나 심부전과 같은 심장 질환은 위장에 영향을 준다. 특히 당뇨가 10년 이상 진행되면 미세한 혈관의 손상과 함께 신경 손상이 동반되면서 많은 위장 질환과 전신 증상이 발생한다. 미세한 혈관이 손상을 입으면 위장의 점액도 잘 형성되지 않을뿐더러 혈액 공급 또한 잘되지 않아서 위 점막 손상과 동시에 소화 운동에도 장애가 일어난다. 그래서 위 무력증이나 과민성 장 질환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게 되고,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신경의 경보 기능이 떨어져 많은 독소들이 위장 점막속살을 파고 들어온다. 이때 전신으로 독소가 파급되기 때문에 동맥 경화나 지방간, 신부전증, 협심증, 관절 질환, 통풍 등과 같은 전신 질환이 가중된다.
위장 내 정보 전달 담당자인 사이토카인의 변성
외부에서 유입되는 세균이나 독소에 대해 무조건 싸우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좋은 면역이 아니다. 항상 전쟁을 치르듯이 면역이 반응하게되면 우리 몸은 염증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면역은 몸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외부의 나쁜 인자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면역 세포들은 긴밀한 상호 작용을 통해 고도의 면역 형태를 선택해나간다. 외부의 균이나 유해 독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면역 세포간의 정보 전달이 잘 이루어지는 최선의 면역 형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세포 간의 정보 교류와 연락을 담당하는 연락책이 바로 사이토카인(cytokine)이다.
사이토카인은 마치 군대에서의 연락병처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면역세포들이 최고의 전선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이토카인이 변질되면 면역세포 간에 그릇된 정보를 전달하여 비정상적인 면역이 진행된다. 그 결과 위장 질환과 자가 면역 질환 등을 유발하게 된다. 사이토카인이 변질되는 이유로는 위장 내의 독성 환경과 오염물질, 스트레스에 의한 활성산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