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는 2020년에는 우울증이 인류를 괴롭힐 세계 2위의 질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20만 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45분마다 한 명씩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또 자살하는 이들 중 80% 이상이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심하면 자살을 부르는 우울증의 심각성과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증을 단순히 마음에 걸리는 감기 정도로만 인식해서 의지만 강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울증은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질환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우울증의 배경을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신체의 문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우울증을 유발할 만한 스트레스가 없는데도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고, 정신과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동안 뇌에서만 분비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수많은 신경 전달 물질이 제2의 뇌로 불리는 위장관의 미들존에서 분비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장 문제가 우울증의 유력한 배경임을 뒷받침한다.
우울증을 예방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90%가 위장에서 분비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기도 했다. 세로토닌 분비가 잘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기쁘고 즐겁지만 분비가 안 되면 스트레스가 없어도 괜히 우울해지고 짜증이 난다. 다시 말해, 우울증은 감정 상태나 스트레스 때문만이 아니라 위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세로토닌 분비에 장애가 오는 가장 큰 원인은 세로토닌 분비 영역인 미들존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는데도 우울증상을 보인 우울증 환자들의 대부분은 담적병에 걸려 있었으며 폭식과 야식, 과식하는 습관,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담적병으로 찾아온 환자들 역시 약 20% 정도는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이들에게 담적 치료를 했더니 소화가 잘되면서 우울증이 해소되었다.
따라서 위장과 우울증 그리고 식습관이 관련이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정신 신경과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고, 특별한 스트레스가 없는데 스트레스성 폭식에 시달리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담적병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장의 담 독소가 우울증 유발에 관련된다는 사실은 매우 새롭고 중요할 뿐 아니라, 식습관 개선과 담적 독소 제거라는 새로운 치료의 장을 열어줄 것이다